남산에서의 폭설. 그 경사를 이겨낼 수 없어서 일단 철수.
원래 가고 싶었던 선유도 생각이 나더군요.
힘든 여정이 뻔히 보이지만..
선유도 갈때 애용하는 당산에서 들어가는 코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한강은 이미 강이 아니더군요.
이쪽은 그나마 얼음이 깨지고 물이 보이지만... 반대쪽으로 가면..;;;
선유도에 들어선지 5분만에.
오길 잘했다 생각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지만
남산보다는 마음에 들더군요.
계속 광각 생각이 간절했으나..
눈은 계속해서 내리고.. 여전히 뷰파인더조차 보기 힘든 상황.
렌즈교환은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근데 막상 망원들고 뭘 찍어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ㅂ=;
선유도에서 제가 좋아하는 포인트.
어김없이 커플들이.. ^^;
망원이라지만 과감히 땡겨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고..
온통 화이트 천지인 세상에서 무얼 어찌해야 할지.
어려운게 많더군요.
역시 사람은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힘들었지만 이날 나가길 잘했어요.
사실 이 사진 찍을때 화각이 많이 아쉬웠더랬죠.
길까지 표현하고 싶었는데.. 잘리더란... ㅡ_ㅜ
온통 하얀 세상은 분명 색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추우면 얼굴, 그리고 손발부터 신호가 오죠?
눈밭에서 흑백의 매력을 또 깨달았습니다.
눈이 세상을 덮으니 많은 것들이 변하더군요.
이번에 느낀 것 중 하나가..
'눈이 내린 풍경'과 '눈이 내리는 풍경'은 많이 다르다는겁니다.
눈이 많이 내릴때 세상은 결코 선명하지 않아요.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경험의 한계, 장비의 한계, 시각의 한계, 능력의 한계.
하지만.. 얻은 것도 조금 있는 듯 하네요.
올 겨울에 다시 이런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언젠가 한번 더 나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무지개다리가 아닌 스노우 브릿지.
정말 깔끔한 화이트.
이 눈 속에 뭐가 보이나요?
사실 이날 가장 놀라웠던건 이 장면이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상단부를 넣어 담았으나.. 아래만 보면 도저히 한강이라 믿기지 않는..
마치 그곳에만 컬러가 들어간듯.
불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
사실 가장 마음에 든 사진은 이거였어요.
비록 도촬이지만.. 참 예뻐 보이더라구요. ^^;
어디가 강이고 어디가 다리인지.
雪國위에 놓인 다리.
다리안에 나무를 담는 것 같아 이 포인트도 좋아합니다.
단, 55mm 화각은 좁아요. ㅠ_ㅠ
빠져나올때는 9호선 선유도역을 이용합니다.
다리를 건너다 우연히 보인 장면에 찍어봤는데..
이 사진 찍을때 재미있었어요. ^^
춥고 힘들고.. 폭설에 박대기 기자만큼 눈 맞고..
돌아올때는 눈보라까지 덮치더군요.
화이트 아웃이라는게 이런거겠구나... 하는 작은 경험이 되었음.
하지만 기억은 꽤 남을 듯 하네요.
사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번쯤은 해볼만한 경험인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