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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y life../┗ 일상다반사

언제나처럼 다가오는 그날.

by [버섯돌이] 2007. 2. 10.
저 아이의 맑은 웃음이 보이시나요?


누구 사진일까요? ^^
정말 맑은 영혼을 지녔던 아이입니다.
왜 과거형이냐구요? 벌써 3년 전인가요..?
저녁에 전화 한통을 받고 달려나간 자리에 있는 것은 조그마한.. 그리고 아주 작은..
차갑게 식어있는 한 아이였습니다.

사진을 딱 보셔도.. 뭔가 다른 아이들과 다름이 느껴지죠? ^^
불치병이라 불리는 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상처는 아물지 않고.. 성장도 현저히 느린..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반쯤 떨어져나간 귀에.. 뭉뚝한 손가락.. 너무나도 하얀 피부..
국내에서는 커녕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병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국내에선 치료법도 없고.. 조금이라도 버둥거리기 위한 움직임에는 너무나도 많은 금액이 들어갑니다.
부모님 두분이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배었을때 딱히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저 아이는 그런 병을 안고 나왔는지..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지요...

하지만 그래도 참 맑은 아이였습니다. 제가 아는 가장 순수한 영혼이었구요.
많이 아팠지만.. 웃을 줄 아는 아이였지요.
저 사진의 웃음이 아는 사람들에겐 얼마나 행복을 주는 웃음이었는지..
제가 정말 좋아했던 사진이고.. 제 방 정면에 붙어있던 사진이기도 했지요.

2월 9일.. 세상은 한 사람을 보냈습니다.
언제 가도 이상치 않을 것이었지만.. 왜 그리도 받아들이기 힘든건지..
식어있는 몸을 보는게 처음도 아니건만.. 왜 눈물이 멈출줄 모르는건지..

밤새.. 그 작은 몸을 주무르며.. '일어나.. 일어나..' 를 되뇌이고.. 또 되뇌이고..
그만 아이를 보내고 눈가를 훔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니 10일 아침. 햇살이 비추더군요..
천천히 몸을 가누며 집에 들어와 저 사진을 보고.. 가슴속이 꽉 쥐어지는 어떠한 느낌때문에 사진을 떼어냈습니다.
지금은 어딘가에 숨어 있겠지요.. 참 좋아한 사진이었는데..

날짜도 참 잘 맞춰 간 녀석 덕분에.. 매년 이때가 되면 기쁨보단 아련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올해도 여전하군요.. 아침부터 청승맞게 짧은 눈물을 훔쳐봅니다.





* 결론. 생일이에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