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녘.. 다시 슬램덩크를 잡고 말았습니다. 결국은 완주해 버렸지요.. (하얗게 태워버렸..;;)
볼때마다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는 작품이지만.. 이번에는 좀 색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만화책 표지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바로 권수 표시. 몇권인지를 알려주는 숫자이지요.
정해진 룰은 없지만.. 대개의 경우 1권에서 정한 컬러와 도안을 그대로 유지시켜나가곤 합니다. 또는 권마다 색을 달리하는 방법도 많이 쓰이지요. (물론 복수패턴이라든가.. 들숙날숙한 컬러링등.. 다양합니다만, 보통 저 두가지로 압축됩니다.)
슬램덩크 완전판의 경우 그 숫자의 컬러가 상당히 들숙날숙한걸 알 수 있는데요. 그게 다 이유가 있다지요. ^^
물론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바로 팀컬러, 정확히는 유니폼 색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1권~7권의 컬러는 바로 북산의 레드. (북산의 컬러는 정확히 블랙&레드라 봐야겠지만, 주 컬러는 역시 레드죠.)
내용 역시 그에 따라가는데요. 7권까지는 우리가 흔히 아는 북산. 즉 채치수/정대만/송태섭/서태웅/강백호(+안경선배 권준오)로 이루어지는 팀이 만들어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열의 레드. 딱 북산답지 않나요? ^^
8, 9권은 그린. 바로 상양의 색입니다. 내용은 역시 상양과의 대전. 예선리그 마지막에서 만난 상양과의 결전속에서 강백호는 리바운더로서 자리매김하게 되고, 북산은 결승리그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린이라는 컬러는.. 상양이라는 팀보다는.. 김수겸이라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색이 아닌가 싶습니다. ^^)a.
10~12권의 컬러는 퍼플. 오렌지와 퍼플로 대표되는 해남의 컬러입니다. 결승리그 1차전. 왕자 해남과의 경기 내용을 담고 있지요. 사투끝에 아쉽게도 패하게 되는 북산. 자신의 실수를 뉘우치는 의미로 강백호는 머리를 자르고 붉은 원숭이 캐릭터가 되지요. ^^ 개인적으로 해남의 대표 컬러에는 오렌지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어쨓든 퍼플입니다. ^^;;
13~16권은 능남의 블루. 좀 더 자세히는 스카이 블루에 가깝습니다. 무림에 가볍게 승리한 북산. 능남과 1승1패의 상황에서 결승리그 마지막 경기를 하게 되죠. 슬램덩크에서 북산의 적(?)팀들중.. 최강을 꼽으면 당연히 마지막 경기인 산왕이겠지만, 최고의 라이벌팀은 이 능남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리즈 중 유일하게 두번의 대전을 하기도 하고, 변뎍규/윤대협/황태산 등 북산과 매치되는 캐릭터들이 가득하지요. 더불어 슬램덩크에서 가장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이기도 한 안경선배 권준오가 큰 역활을 하기도 하구요. 특히 권준오의 슛 동작부터 골인 장면 사이에 한챕터를 통채로 털어넣은 회상신은.. 슬램덩크에서 가장 멋진 연출중에 하나입니다. __)b 어쨓든 극적으로 능남을 누르고 북산은 전국대회 티켓을 손에 쥐게 됩니다.
17권은 조금 쉬어가는 느낌인데.. 일단 북산의 레드가 재등장합니다. 표지 역시 24권을 통틀어 유일한 여성캐릭터로 되어 있고, 그녀들이 사실상 슬램덩크의 여자 등장인물 전체라 봐도 무리는 없지요. -_-; 내용은 결승리그 이후 전국대회 사이까지의 스토리. 슬램덩크 2부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이 주목하는 캐릭터 김판석은 물론, 지학의 별 마성지, 대영고 이현수등의 등장이 있는 부분이죠. 잡다한 내용들이 있지만.. 서태웅의 미국행 결심, 강백호의 점프슛 특훈등이 주가 되므로 북산의 레드 컬러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18, 19권은 풍전의 블루. 딥블루에 가까운 컬러라고 해야겠습니다. (표지의 숫자 컬러는 퍼플에 가깝습니다만.. 풍전의 딥블루라고 보는게 자연스럽죠.) 전국대회 첫 상대로 만난 풍전은 C랭크의 북산과는 달리 A랭크의 강팀이었습니다. 특히 에이스 킬러 남훈의 일격으로 서태웅이 입은 부상이 치명타였죠. 하지만 서태웅의 '몸이 기억하고 있다' 스킬에 의해 무마. -_- 북산은 풍전을 누르고 2차전을 대비하게 됩니다. 그게 딱 19권까지의 내용. ^^
20~23권은 북산의 최대 강적이자 마지막(?) 경기. 산왕의 그레이입니다. 사실 산왕의 컬러는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색이지만.. 어두운 그레이로 보는게 어울릴 거 같군요. 3년 연속 우승에 무패 행진이라는 사상 최대의 팀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벌이는 북산. 북산은 산왕 도감독의 말대로 떼어 놓으면 달라붙고 떼어 놓으면 달라붙는.. 끈질긴 사투를 벌입니다. 눈에 띄는 산왕의 캐릭터는 다재능 센터 신현철이나 에이스 정우성이겠지만, 산왕 최강의 캐릭터는 가드 이명현이 아닐까 합니다. 그레이 컬러에서 보이는 묵직하고도 침착한.. 그런 능력을 끝까지 발휘해 북산을 괴롭히죠.
대망의 24권은 다시 북산의 레드입니다. 내용은 사실 산왕과의 경기 라스트신에 가깝지만.. 마지막 북산의 힘을 보여준 만큼 그 색상에 불만은 없습니다.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때였나요..? .. 난... 난 지금입니다!' 항상 치고박고 싸우기만 하던 강백호와 서태웅은 마지막에 패스와 슛을 하나씩 주고받고.. 북산은 영광의 승리를 얻어냅니다. 그리고 단 한컷의 전체 사진으로 슬램덩크의 긴 여정은 막을 내리죠. 강백호의 붉은색 스포츠 머리가 빛나는 라스트 컷.. 역시 슬램덩크의 마무리에 어울리는 색은 레드였던 것이지요.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