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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5권 - 돼지고기 열전

by [버섯돌이] 2007. 1. 3.
창작은 필연적으로 고도의 집중력과 함께 다차원적 두뇌활동을 필요로 한다. 그 치열함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양질의 창작물을 생산하는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작가들의 활력을 갉아먹는 독약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만화계에 입무한 지 40여 년. 이제는 창작의 과정이 식은 죽 넘기듯 쉽게 넘어가도 좋으련만, 창작의 고통은 아직까지도 무겁기만 하다. 떠오르지 않는 스토리 때문에 몸살을 앓듯 끙끙대다 잠을 설치기 일쑤다. 간혹 마음에 드는 스토리가 번쩍 떠오를 때면 행여 놓칠세라 길을 걷다가도, 식사를 하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모두 멈추고 메모부터 하는 습관이 몸에 밴 지도 오래다. 게다가 매일같이 다가오는 마감의 압박감과 한 컷, 한 컷을 최상으로 연출하기 위해 수반되는 고민의 무게가 더해질 때의 스트레스는 작가의 숙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 식객 15권, '식객과 식객사이'中. 허영만.



식객 15권이 발간되었습니다. 다른 건 못사도.. 이 작품은 꼭 사게 됩니다. 그만한 힘을 가진 작품이죠.

앞머리에 허영만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언제나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이런 분도.. 그러한 경험들이 있으시구나.. 하는 것들이라고나 할까요?
엄청난 대작가이심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사이에 지쳐 쓰러지실 때가 분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곤 합니다.
간혹 작품 속에 그 내용들을 녹여 넣으시기도 하지요.

어느 직업인들 녹녹치 않은 것이 있겠느냐만은..
만화가 역시 정말 대단한 직업이라는 것을 간혹 느끼곤 합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고, 그 이야기을 표현해내야 합니다.
마감이란 굴레에 엮여 끊임없이 자신을 컨트롤하고 싸워나가야 하는 직업. 그게 만화가인듯 합니다.

저희 동네의 모 만화가 분. 작업 안풀릴땐 언제든 연락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