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ggles의 그 유명한 명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
국내에서도 몇몇 가수들이 불러 많이 알려진 노래죠. (개인적으론 노바소닉이 불렀던 곡이 마음에 들었더랬습니다.)
다시 한번 그 노래를 들었습니다. (사실 당연히 이 노래가 나오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타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극장가에.. 스리슬쩍 입소문을 퍼트리고 있는 영화. '라디오스타'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때는.. '타짜'보다 낫습니다. __)b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 특성상 감상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
영화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다가.. 개봉직전 광고를 보고 접했습니다.
그마저도 살짝 지나가며 본거라.. 자세한 내용은 전혀 모르지만.. 그 제목만으로 저에겐 '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충분하더군요.
결국 느즈막히 관람을 했습니다.
#01.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젊은 날의 초상.. 이제는 빛바랜 스타와 언제나 그의 곁에 있었던 매니져.
박중훈은 스타 '최곤'을 만들어내기 위해 3개월간 머리를 기르고 살을 빼서 타이트한 가죽바지와 자켓을 입습니다. (더불어 노래 연습도 좀 하신듯 하더군요.)
안성기는 말할 것도 없고, PD역의 최정윤. 박기사 정석용, 김양 한여운, 장씨 김광식등의 조연들의 감칠나는 연기.
그리고 이번 영화 최고의 감초는 온갖 코스프레와 어색뻘쭘하면서도 통쾌한 연기를 보여준 밴드 이스트리버(동강..ㅋㅋ..)역의 노브레인. 촬영장에서도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하는군요. ㅎㅎㅎ..
#02.
영화의 여운과 기억을 오래 남기는 가장 좋은 장치중 하나가 바로 음악입니다.
라디오스타의 핵심은 바로 음악. 주옥같은 명곡들, 적절한 타이밍의 삽입곡들입니다.
음악을 담당한 사람은 바로 방준석. 그 이름보다는 '유앤미블루'라는 그룹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은.. 바로 그 사람입니다.
영화속 스타 '최곤'의 80년대 히트곡, 88년 가수왕을 만들어준 그 노래. '비와 당신'이란 신곡을 마치 예전부터 있던 곡인냥 영화속에 녹여놓은 숨은 주역이 바로 방준석이었던 거죠. (물론 박중훈의 노래 표현력도 좋았습니다. 실력보단 느낌.. 이랄까.)
더불어 삽입곡들의 선곡과 적절한 타이밍. 이게 영화를 살리는 묘미죠.
시나위, 신중현, 김추자등의 명곡들과 함께, 한가지 알려드리자면 조용필의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물론 O.S.T에도 들어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알기론 조용필의 노래가 O.S.T에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 편집 음반 자체에..)
조용필은 물론, 위의 모든 대형 가수들이 시나리오만 보고 O.K를 했다고 하는군요. ^^;
그리고 중반쯤 영화의 재미를 돋구며, 템포조절을 보여주는 곡이 바로 Buggles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와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
이는 중간중간 감초들의 열현과 더불어 극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줍니다. (2시간여의 상영시간동안 지루함이나 단조로움을 느낄새가 없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서 흥얼거림을 남기는.. 그런 영화는 기억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즐거움과 함께요. ^^
라디오 스타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03.
주제가나 다름없는 '비와 당신'은 가사 내용 역시 영화와 함께 합니다.
이젠 당신이 그립지 않죠 보고 싶은 마음도 없죠
사랑한 것도 잊혀가네요 조용하게
알 수 없는건 그런 내맘이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래전 당신 떠나던 그날처럼
이젠 괜찮은데 사랑따윈 접어 뒀는데
바보같은 나 눈물이 날까
아련해지는 빛바랜 추억, 그 얼마나 사무치던지
미운 당신을 아직도 나는 그리워 하네
이젠 괜찮은데 사랑따윈 잊어 버렸는데
바보같은 나 눈물이 날까
다신 안 울텐데 잊지 못한 내가 싫은데
언제까지나 맘은 아플까
얼핏 보면 그냥 옛 사랑에 대한 노래인 것 같지만.. 영화는 이 음악을 그렇게 단순히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나간 사랑.. 잊혀진 스타.. 떠나간 조력자.
스타 최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별은 혼자 빛나지 않는다며.. 돌아와서 날 좀 비춰주라..'
노래가 얼마나 기막히게 영화에 녹아들어가는지는 영화를 보시면 압니다. ^^;
#04.
사실 다 보고 집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었다는 것을..;
왕의 남자의 천만 흥행 신화보다.. 저에게는 라디오스타의 조용한 강세가 더 큰 값어치로 느껴집니다. (아니, 그가 그렇게 느끼길 바랍니다. ^^;)
일부러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 주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비'입니다.
안성기, 박중훈. 그리고 비.
생각나는 건 딱 하나. 바로 '인정사정 볼 것 없다'군요. ^^)a
같지는 않지만, 어쨓든 이 영화에도 '비'라는 요소는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최곤의 대표곡은 '비와 당신'이고,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 히트를 알리는 것도, 영화의 마무리를 짖는 것도 '비'입니다.
그러고 보니.. 비오는 날 봤군요. ^^;;
#05.
영화의 엔딩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어랏?' 하면서 끝나버린다구요..
스토리 자체가..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심심할 수 있는 내용을 연출과 연기. 음악으로 살려낸 영화이기 때문이죠.
보고 나서 저의 느낌은.. '딱 이정도다!' 라는 거였습니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게. 정말 딱 알맞게 끝내주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민수가 돌아오지 않고 끝났더라도 전 영화에 만족했을겁니다. 그 정도로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역시 돌아오는게 더 좋겠죠? 영화는 그렇게 막을 내립니다.
더 이상을 바라신다구요? 무언가 허전하시다구요?
'이 영화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셨습니다'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그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즐길 거리가 넘쳐납니다.
전... 즐겼습니다. ^^
그래도 아니라면.. 민수가 말하죠? '릴렉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