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 다 언급한 적이 있지만..
패닉. 이적과 김진표.. 그들의 여정..
김동률. 전람회부터 홀로서기까지..
김동률, 이적. 둘 다 내 인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뮤지션.
그들의 음악 카니발. 그게 벌써 11년 전.
오랫동안 공연과 떨어져 살았던 나를 단지 기사 한줄로 깨어나게 했던..
The Canival [김동률+이적] 2008년 콘서트. 동시에 11년만의 카니발 첫 콘서트.
그 곳에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잠시도 고민하지 않았고, 후회나 아쉬움도 없습니다.
공연으로서도, 다른 의미로서도 저에게 정말 남다른 시간.
공연은 13, 14일 양일에 걸쳐 이루어졌고, 전 첫공. 13일자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공연장에 조금 일찍 가긴 했지만..
그 어느 공연장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한산함.
'오늘 공연 맞아?'를 생각하게 할 정도의 썰렁함.
"공연 보러 오셨어요? 5시 반부터 입장이에요. ^^" 하시던 관계자 분.
이제서야 포토존 준비하고 뚝딱뚝딱 하는 아저씨들.
어설픈 티켓팅을 만회해보려는지 커피를 제공하던 지시장 부스.
슬며시 들려오는 리허설 소리. 즉석에서 해보는 공연 예상. ^^;
5시가 넘어서야 조그마한 부스를 열던 기념품 코너.
6시까지도 찾아보기 힘든 관객들.
아무런 기다림 없는 입장.
공연 시작전. 이렇게 여유로와 본 적이 있던가?
입장 후 잠시 입구쪽에 서서 바라보는 무대와 객석.
텅빈 자리들. 막혀있는 무대.
하나 둘 차가는 관객석.
결코 적어보이지 않는 연령층.
역시 11년의 공백. 그 힘인가?
하긴.. 어린 친구들이 이적과 김동률은 알아도, 카니발을 알 일은 별로 없겠구나.
자칫 초라해보이기까지 하던 공연장 밖의 풍경들.
시간이 되어도 한가한 객석.
하지만 전혀 걱정이나 의심이 들지 않는 것은 왜일까?
난 그들을 그렇게 믿고 있었나?
7시가 넘어선 시각.
공연은 시작되지 않고..
느즈막히 오는 관객들의 입장이 밖에서 조금 지체되고 있다는 안내방송.
역시 다들 시간에 맞춰 왔나보군. 훗.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어느덧 꽉찬 객석.
하나둘씩 등장해 돌아다니고 춤을 추던 공연단.
'카니발'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퍼포먼스.
무대를 막고 있던 원형 구조물이 회전하면서 들려오는 소리.
들어나는 오케스트라! 저건 률의 작품이군! 풋.
그들의 공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곡은 역시 Carnival.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두번째 롤러코스터에 이어 나온 곡은 패닉의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솔직히 리허설 들으면서 설마했지만..
진짜 나왔다!
그것도 내 예상을 깬채로.
적 나레이션+동률의 피아노&보컬.
아놔.. 진표 어디간거야?
하지만 화는 안나고 웃음이 먼저 나와버리는 매치. ^^;
그러나 어릿광대의 보컬 하이라이트부는 역시 적군. 동률이 커버하기엔 느낌이 너무 다르다 판단했나보다.
더불어 공연전부터 돌아다니던 인형들의 존재가 알려지는 순간.
그건 어릿광대와 세 아들들이었던거다.
솔직히 이때 잠시 생각했다. 정말 둘이서 하려나보다.. 라고..
둘의 인사 후에 동률의 솔로 무대.
흘러나온 곡은 이번 공연 최고의 화제작. '다행이다'
동률이 편곡해서 부르는 '다행이다'는 정말 좋았고, 그 느낌도 새로왔지만..
솔직히 '그럼 적군은?'이란 생각이 먼저 내 머리속을 지나갔다.
약간은 괴기스러운 느낌. 인형들. 퍼포먼스.
동률은 자신의 의견이라 했다. 해보고 싶었다고.
누가 봐도 적이 했을거라 생각했을텐데..
그 무대와 퍼포먼스는 완전히 패닉이었거든. ㅋ.
사랑한다는 말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고 동률은 퇴장.
이어 나온 것은 당연히 적군.
그의 첫곡은 패닉의 '기다리다'
당연히 솔로곡을 하리라 예상했기에 정말 예상 외였고 정말 감동.
기다리다의 감동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번 공연 최고의 문제작. '아이처럼'
곡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가사 내용들이 생각나서 바꿔밨다는 '아이처럼'은 포크락처럼 변해있었다.
아마도 많은 김동률 팬들이 욕하거나 실망했으리라.
내가 보기에도 원곡과는 너무 다르고 결코 마냥 좋다고 하기도 어려운 편곡이었지만..
솔직한 심정은 '역시 딱 적이야' 라는 거.
편곡해서 부르는 센스도. 그걸 부를때 혼자 집중하던 그 모습(내 시선엔 공연내 적이 가장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도 너무 적스러웠다.
그 순간 그 이적스러움이 난 너무 좋았다. 곡은 뭐.. ^^;
'다행이다'와 '아이처럼'두곡다 원곡 버전으로 못 들었다는게 아쉬운 정도? ㅎㅎ..
다시 장면은 바뀌고 30도쯤 더 돌아간 무대위에 흘러나온 곡은 강.
무대를 왜 저렇게 틀어놨을까? 했던 나의 궁금증도 잠시.
등장하는 사물패와 함께 내 눈에 들어온건..
뒤의 배경화면과 절묘하게 겹쳐진 무대. 그건 바로 산등성이같은 모습.
와... 절묘하다. 공연내 무대장치에서 가장 감명을 받은 순간.
하지만 강의 묘미 중 하나인 백코러스는 조금 아쉬웠다. ^^;
이어 흘러나온 사운드.
첫마디 '그렇게 찾아헤맸던~'이 나오던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김동률 앨범에서 손에 꼽는 곡. 바로 2집의 '2년만에'와 3집의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
그 중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였다.
원래 적군과의 듀엣송이었기에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이었지만.. 왜 그렇게도 내 귀에 꽂히던지..
두곡은 사물놀이패와 함께 했다.
난 타악을 좋아한다. 국내 타악도 물론. 그런 나에겐 최고의 선곡.
다음곡은 Jump.
아... 정말 미칠듯이 뛰고 싶었다.
일어나고 싶어 근질거리는거 참느라 혼났다.
동률이 공연은 원래 그렇다지만... 적군 팬들은 혼났으리라.
나야 뭐 원래 방방 뛰는걸 좋아해서..
이제 겨우 일어나는구나! 정말 만세삼창을 부르는 기분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점프!
그땐 그랬지.
카니발의 베스트 넘버이자 수많은 수험생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그 곡.
그리고 이어진 영상은 '비누인형'
영상은 참 예뻤지만, 솔직히 100% 이해하긴 어려웠다.
내 집중력이 떨어진건가? -ㅅ-;;
다시 동률의 무대.
'출발'. 그리고 그를 세상에 알린 노래. '취중진담'
'취중진담'의 무대는 정말 화려했다.
붉은색 천 앞에서 노래하는 동률도, 마지막 장면에서 떨어지는 천.
오.. 동률 정말 제대로 살렸는데?
다시 이어지는 이적 스테이지.
역시 그를 알린 곡. '달팽이'
서동욱이 없어도 '취중진담'은 빛났지만, 별거 아닌듯한 달팽이에서의 진표 색소폰 자리는 못내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달래듯 잠시 어둠속에 사라졌다가 피아노와 함께 나타난 적.
그 앞을 이번엔 새하얀 천이 드리워졌고, 바다의 이미지가 표현되면서 흘러나온 노래.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삐삐시절 나와 함께 한 노래. 어찌 잊으랴.
동시에 드는 생각 '랩은? 진표자리는 어쩌려고?'
아니나 다를까, 살포시 들려오는 목소리. 무대위로 살며시 올라오는 흰색 모자.
정말 주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챘고, 그 랩을 따라하는건 나밖에 없었다. -ㅂ-;;;
그리고 둘이 함께 부른 노래는 전람회의 'J's Bar'.
와.. 놀랬다.
적의 보컬이 정말 'J's Bar'에 잘 어울렸다. 오히려 률보다 더.
크리스마스 기념이라며 불러준 두곡.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 + 크리스마스 선물
다시 적의 시간.
'하늘을 달리다'
적의 공연에서 이보다 더 달리기 좋은 곡이 있을까?
그저 점프, 점프!
이어지는 '왼손잡이'
아.. 이날 정말 감동은 카니발의 넘버들이 아닌 전람회와 패닉의 넘버들이었다.. ㅠ_ㅠ)b
노랫말과 함께 밀려드는 그 감정이란....
난.. 왼손을 들었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행동했다.
대부분은 그냥 편하게 오른손을 들었지만.. 분명 나처럼 느끼고 행동한 사람이 있었으리라.
잠시 멘트 후.. 카니발 이후 함께 했던 노래를 부르겠다는 말.
순간 느꼈다. 내 머리속에 또렷한 그 노래들. 그것들이 분명 나오겠구나..
음악과 함께 등장한 한 사람.
내가 그렇게 그리던 목소리. 이번 콘서트를 예매하면서도 혹시나, 혹시나 바라면서도 설마설마 했던.. 바로 그 얼굴.
전람회의 또 다른 이면. 서동욱.
김동률로 대표되는 그룹이지만.. 나에겐 서동욱이 없는 전람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10년만의 무대. 아저씨가 되어버린 외모. '누구야?'하며 갸우뚱해 하는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좀 더 있으면 전람회 20주년도 될거란 이야기.. '다시 앨범이 나올수 있을까요?' 란 질문에 고개를 살포시 숙인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라고 하던 그 모습.
아.. 정말 눈이 시큰해질 정도로 이날 최고의 장면이었고,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진표도 등장. 넷이서 부르는 노래. 당연히 그거지. '그녀를 잡아요'
진표는 조금 뻘쭘해 보였다. 자신의 파트도 별로 없고..
세명의 보컬 사이에서 랩퍼는 조금 섞이기 어려웠을지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
진표는 날뛰어야 보기 좋다.
그리고 둘은 퇴장...
아.. 난 '마중가던 길'이 듣고 싶었다. 서동욱의 목소리로..
아쉬웠다.. 정말정말 아쉬웠다..
공연은 어느덧 막바지에 다라랐다.
마지막 곡이라는 말. 아, 정말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다.
그들이 선택한 마지막 곡은 '축배'
가장 카니발스러운 곡이 아닐까 하는 바로 그 곡.
무대는 닫히고 사람들은 아쉬워했다.
당연히 울려퍼지는 앵콜의 아우성.
잔잔한 률의 팬들의 힘일까? 아니면 11년이나 된 이 프로젝트 그룹의 팬들의 힘일까?
강하진 않지만.. 계속되어지는 앵콜 요청, 그것도 아무런 다른 멘트 없이 '앵콜'만 외치는 풍경은 나에겐 참 색달랐다.
꽤나 긴 시간이 지났다.
무대가 다시 열리고..
무대 아래에서 올라오는 작은 무대.
그 위엔 퍼커션을 치는 동률과 기타를 치는 적이 있었다.
이날 동률은 피아노, 적은 기타 컨셉이 강했는데..
난 이 작은 무대가 더 마음에 들었다.
노래 '벗'. 정말 좋아하는 곡.
그리고 나서 흘러나온 곡은 역시.
이 노래가 안나와서 아직 끝이 아니란 생각을 했었다. '거위의 꿈'
동률의 멘트. '저희를 다시 알려준, 혹은 아주 잊혀지게 해준 곡'이라고.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대하는 기분이 역시 남달랐나보다.
혹이나 인순이가 등장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진 않았다.
옆의 사람이 그러더군. '이 공연에는 안나오는게 맞는거 같아요.'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까지 동률은 밝은 미소를 보여주고.
마지막까지 적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나 역시 두손을 번쩍 든채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 답했다.
그들은 최고였다.
전체를 다시 돌이켜보면 그렇게 매끄럽진 않은 공연이었다.
끊어지는 장면이 너무 많았고, 카니발보다는 동률과 적을 적당히 믹스해 놓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들이 함께 하는 장면만으로도.
그리고 한곡한곡의 그 퀄리티만으로도..
네명이 함께한 장면만으로도..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고..
자리에 남아 여운을 달래고 있는 관객들에게 그들은 또 하나를 보여준다.
짤막한 공연 준비 영상.
그리고 공연은 정말 막을 내렸다.
그렇게.. 11년만의 카니발 첫 콘서트는 끝이 났다.
벌써 이틀여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내 머리속엔 그 노래들이 가득하고 그 상황들이 그려진다.
어제밤에는 공연 라이브 앨범을 예매하는 꿈을 꿨다.
연중행사로 꿈을 꾸는 내가 말이지.
적이 라됴에서 DVD는 어려울거라 했다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는 나와줬으면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사진이나 영상들이 아닌. 진짜 그들이 만들어낸 작업물로서..
뭐.. 기다림은 익숙하다. 훗.
* 공연후 내 손에 남은 것들.
카니발 머그컵.
공연장이 너무 썰렁해서.. '카니발은 기념품도 안파는거야?'했던..
5시가 넘어서야 눈에도 잘 안띄게 열던 그곳에서 구매한. 아니, 선물받은.
사람들은 하늘색이 좋다 하지만. 난 이게 좋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카드 한장.
언제 다시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언제 다시 그들의 음악을 만날 수 있을까?
막연히 생각해본다..
패닉. 이적과 김진표.. 그들의 여정..
김동률. 전람회부터 홀로서기까지..
김동률, 이적. 둘 다 내 인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뮤지션.
그들의 음악 카니발. 그게 벌써 11년 전.
오랫동안 공연과 떨어져 살았던 나를 단지 기사 한줄로 깨어나게 했던..
The Canival [김동률+이적] 2008년 콘서트. 동시에 11년만의 카니발 첫 콘서트.
그 곳에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잠시도 고민하지 않았고, 후회나 아쉬움도 없습니다.
공연으로서도, 다른 의미로서도 저에게 정말 남다른 시간.
공연은 13, 14일 양일에 걸쳐 이루어졌고, 전 첫공. 13일자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공연장에 조금 일찍 가긴 했지만..
그 어느 공연장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한산함.
'오늘 공연 맞아?'를 생각하게 할 정도의 썰렁함.
"공연 보러 오셨어요? 5시 반부터 입장이에요. ^^" 하시던 관계자 분.
이제서야 포토존 준비하고 뚝딱뚝딱 하는 아저씨들.
어설픈 티켓팅을 만회해보려는지 커피를 제공하던 지시장 부스.
슬며시 들려오는 리허설 소리. 즉석에서 해보는 공연 예상. ^^;
5시가 넘어서야 조그마한 부스를 열던 기념품 코너.
6시까지도 찾아보기 힘든 관객들.
아무런 기다림 없는 입장.
공연 시작전. 이렇게 여유로와 본 적이 있던가?
입장 후 잠시 입구쪽에 서서 바라보는 무대와 객석.
텅빈 자리들. 막혀있는 무대.
하나 둘 차가는 관객석.
결코 적어보이지 않는 연령층.
역시 11년의 공백. 그 힘인가?
하긴.. 어린 친구들이 이적과 김동률은 알아도, 카니발을 알 일은 별로 없겠구나.
자칫 초라해보이기까지 하던 공연장 밖의 풍경들.
시간이 되어도 한가한 객석.
하지만 전혀 걱정이나 의심이 들지 않는 것은 왜일까?
난 그들을 그렇게 믿고 있었나?
7시가 넘어선 시각.
공연은 시작되지 않고..
느즈막히 오는 관객들의 입장이 밖에서 조금 지체되고 있다는 안내방송.
역시 다들 시간에 맞춰 왔나보군. 훗.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어느덧 꽉찬 객석.
하나둘씩 등장해 돌아다니고 춤을 추던 공연단.
'카니발'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퍼포먼스.
무대를 막고 있던 원형 구조물이 회전하면서 들려오는 소리.
들어나는 오케스트라! 저건 률의 작품이군! 풋.
그들의 공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곡은 역시 Carnival.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두번째 롤러코스터에 이어 나온 곡은 패닉의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솔직히 리허설 들으면서 설마했지만..
진짜 나왔다!
그것도 내 예상을 깬채로.
적 나레이션+동률의 피아노&보컬.
아놔.. 진표 어디간거야?
하지만 화는 안나고 웃음이 먼저 나와버리는 매치. ^^;
그러나 어릿광대의 보컬 하이라이트부는 역시 적군. 동률이 커버하기엔 느낌이 너무 다르다 판단했나보다.
더불어 공연전부터 돌아다니던 인형들의 존재가 알려지는 순간.
그건 어릿광대와 세 아들들이었던거다.
솔직히 이때 잠시 생각했다. 정말 둘이서 하려나보다.. 라고..
둘의 인사 후에 동률의 솔로 무대.
흘러나온 곡은 이번 공연 최고의 화제작. '다행이다'
동률이 편곡해서 부르는 '다행이다'는 정말 좋았고, 그 느낌도 새로왔지만..
솔직히 '그럼 적군은?'이란 생각이 먼저 내 머리속을 지나갔다.
약간은 괴기스러운 느낌. 인형들. 퍼포먼스.
동률은 자신의 의견이라 했다. 해보고 싶었다고.
누가 봐도 적이 했을거라 생각했을텐데..
그 무대와 퍼포먼스는 완전히 패닉이었거든. ㅋ.
사랑한다는 말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고 동률은 퇴장.
이어 나온 것은 당연히 적군.
그의 첫곡은 패닉의 '기다리다'
당연히 솔로곡을 하리라 예상했기에 정말 예상 외였고 정말 감동.
기다리다의 감동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번 공연 최고의 문제작. '아이처럼'
곡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가사 내용들이 생각나서 바꿔밨다는 '아이처럼'은 포크락처럼 변해있었다.
아마도 많은 김동률 팬들이 욕하거나 실망했으리라.
내가 보기에도 원곡과는 너무 다르고 결코 마냥 좋다고 하기도 어려운 편곡이었지만..
솔직한 심정은 '역시 딱 적이야' 라는 거.
편곡해서 부르는 센스도. 그걸 부를때 혼자 집중하던 그 모습(내 시선엔 공연내 적이 가장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도 너무 적스러웠다.
그 순간 그 이적스러움이 난 너무 좋았다. 곡은 뭐.. ^^;
'다행이다'와 '아이처럼'두곡다 원곡 버전으로 못 들었다는게 아쉬운 정도? ㅎㅎ..
다시 장면은 바뀌고 30도쯤 더 돌아간 무대위에 흘러나온 곡은 강.
무대를 왜 저렇게 틀어놨을까? 했던 나의 궁금증도 잠시.
등장하는 사물패와 함께 내 눈에 들어온건..
뒤의 배경화면과 절묘하게 겹쳐진 무대. 그건 바로 산등성이같은 모습.
와... 절묘하다. 공연내 무대장치에서 가장 감명을 받은 순간.
하지만 강의 묘미 중 하나인 백코러스는 조금 아쉬웠다. ^^;
이어 흘러나온 사운드.
첫마디 '그렇게 찾아헤맸던~'이 나오던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김동률 앨범에서 손에 꼽는 곡. 바로 2집의 '2년만에'와 3집의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
그 중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였다.
원래 적군과의 듀엣송이었기에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이었지만.. 왜 그렇게도 내 귀에 꽂히던지..
두곡은 사물놀이패와 함께 했다.
난 타악을 좋아한다. 국내 타악도 물론. 그런 나에겐 최고의 선곡.
다음곡은 Jump.
아... 정말 미칠듯이 뛰고 싶었다.
일어나고 싶어 근질거리는거 참느라 혼났다.
동률이 공연은 원래 그렇다지만... 적군 팬들은 혼났으리라.
나야 뭐 원래 방방 뛰는걸 좋아해서..
이제 겨우 일어나는구나! 정말 만세삼창을 부르는 기분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점프!
그땐 그랬지.
카니발의 베스트 넘버이자 수많은 수험생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그 곡.
그리고 이어진 영상은 '비누인형'
영상은 참 예뻤지만, 솔직히 100% 이해하긴 어려웠다.
내 집중력이 떨어진건가? -ㅅ-;;
다시 동률의 무대.
'출발'. 그리고 그를 세상에 알린 노래. '취중진담'
'취중진담'의 무대는 정말 화려했다.
붉은색 천 앞에서 노래하는 동률도, 마지막 장면에서 떨어지는 천.
오.. 동률 정말 제대로 살렸는데?
다시 이어지는 이적 스테이지.
역시 그를 알린 곡. '달팽이'
서동욱이 없어도 '취중진담'은 빛났지만, 별거 아닌듯한 달팽이에서의 진표 색소폰 자리는 못내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달래듯 잠시 어둠속에 사라졌다가 피아노와 함께 나타난 적.
그 앞을 이번엔 새하얀 천이 드리워졌고, 바다의 이미지가 표현되면서 흘러나온 노래.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삐삐시절 나와 함께 한 노래. 어찌 잊으랴.
동시에 드는 생각 '랩은? 진표자리는 어쩌려고?'
아니나 다를까, 살포시 들려오는 목소리. 무대위로 살며시 올라오는 흰색 모자.
정말 주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챘고, 그 랩을 따라하는건 나밖에 없었다. -ㅂ-;;;
그리고 둘이 함께 부른 노래는 전람회의 'J's Bar'.
와.. 놀랬다.
적의 보컬이 정말 'J's Bar'에 잘 어울렸다. 오히려 률보다 더.
크리스마스 기념이라며 불러준 두곡.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 + 크리스마스 선물
다시 적의 시간.
'하늘을 달리다'
적의 공연에서 이보다 더 달리기 좋은 곡이 있을까?
그저 점프, 점프!
이어지는 '왼손잡이'
아.. 이날 정말 감동은 카니발의 넘버들이 아닌 전람회와 패닉의 넘버들이었다.. ㅠ_ㅠ)b
노랫말과 함께 밀려드는 그 감정이란....
난.. 왼손을 들었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행동했다.
대부분은 그냥 편하게 오른손을 들었지만.. 분명 나처럼 느끼고 행동한 사람이 있었으리라.
잠시 멘트 후.. 카니발 이후 함께 했던 노래를 부르겠다는 말.
순간 느꼈다. 내 머리속에 또렷한 그 노래들. 그것들이 분명 나오겠구나..
음악과 함께 등장한 한 사람.
내가 그렇게 그리던 목소리. 이번 콘서트를 예매하면서도 혹시나, 혹시나 바라면서도 설마설마 했던.. 바로 그 얼굴.
전람회의 또 다른 이면. 서동욱.
김동률로 대표되는 그룹이지만.. 나에겐 서동욱이 없는 전람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10년만의 무대. 아저씨가 되어버린 외모. '누구야?'하며 갸우뚱해 하는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좀 더 있으면 전람회 20주년도 될거란 이야기.. '다시 앨범이 나올수 있을까요?' 란 질문에 고개를 살포시 숙인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라고 하던 그 모습.
아.. 정말 눈이 시큰해질 정도로 이날 최고의 장면이었고,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진표도 등장. 넷이서 부르는 노래. 당연히 그거지. '그녀를 잡아요'
진표는 조금 뻘쭘해 보였다. 자신의 파트도 별로 없고..
세명의 보컬 사이에서 랩퍼는 조금 섞이기 어려웠을지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
진표는 날뛰어야 보기 좋다.
그리고 둘은 퇴장...
아.. 난 '마중가던 길'이 듣고 싶었다. 서동욱의 목소리로..
아쉬웠다.. 정말정말 아쉬웠다..
공연은 어느덧 막바지에 다라랐다.
마지막 곡이라는 말. 아, 정말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다.
그들이 선택한 마지막 곡은 '축배'
가장 카니발스러운 곡이 아닐까 하는 바로 그 곡.
무대는 닫히고 사람들은 아쉬워했다.
당연히 울려퍼지는 앵콜의 아우성.
잔잔한 률의 팬들의 힘일까? 아니면 11년이나 된 이 프로젝트 그룹의 팬들의 힘일까?
강하진 않지만.. 계속되어지는 앵콜 요청, 그것도 아무런 다른 멘트 없이 '앵콜'만 외치는 풍경은 나에겐 참 색달랐다.
꽤나 긴 시간이 지났다.
무대가 다시 열리고..
무대 아래에서 올라오는 작은 무대.
그 위엔 퍼커션을 치는 동률과 기타를 치는 적이 있었다.
이날 동률은 피아노, 적은 기타 컨셉이 강했는데..
난 이 작은 무대가 더 마음에 들었다.
노래 '벗'. 정말 좋아하는 곡.
그리고 나서 흘러나온 곡은 역시.
이 노래가 안나와서 아직 끝이 아니란 생각을 했었다. '거위의 꿈'
동률의 멘트. '저희를 다시 알려준, 혹은 아주 잊혀지게 해준 곡'이라고.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대하는 기분이 역시 남달랐나보다.
혹이나 인순이가 등장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진 않았다.
옆의 사람이 그러더군. '이 공연에는 안나오는게 맞는거 같아요.'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까지 동률은 밝은 미소를 보여주고.
마지막까지 적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나 역시 두손을 번쩍 든채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 답했다.
그들은 최고였다.
전체를 다시 돌이켜보면 그렇게 매끄럽진 않은 공연이었다.
끊어지는 장면이 너무 많았고, 카니발보다는 동률과 적을 적당히 믹스해 놓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들이 함께 하는 장면만으로도.
그리고 한곡한곡의 그 퀄리티만으로도..
네명이 함께한 장면만으로도..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고..
자리에 남아 여운을 달래고 있는 관객들에게 그들은 또 하나를 보여준다.
짤막한 공연 준비 영상.
그리고 공연은 정말 막을 내렸다.
그렇게.. 11년만의 카니발 첫 콘서트는 끝이 났다.
벌써 이틀여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내 머리속엔 그 노래들이 가득하고 그 상황들이 그려진다.
어제밤에는 공연 라이브 앨범을 예매하는 꿈을 꿨다.
연중행사로 꿈을 꾸는 내가 말이지.
적이 라됴에서 DVD는 어려울거라 했다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는 나와줬으면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사진이나 영상들이 아닌. 진짜 그들이 만들어낸 작업물로서..
뭐.. 기다림은 익숙하다. 훗.
* 공연후 내 손에 남은 것들.
카니발 머그컵.
공연장이 너무 썰렁해서.. '카니발은 기념품도 안파는거야?'했던..
5시가 넘어서야 눈에도 잘 안띄게 열던 그곳에서 구매한. 아니, 선물받은.
사람들은 하늘색이 좋다 하지만. 난 이게 좋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카드 한장.
언제 다시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언제 다시 그들의 음악을 만날 수 있을까?
막연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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