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것도 2주정도가 지났고.. 아마 극장에서도 거의 내려가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제서야 끄적끄적 몇자 적어봅니다.
영화 식객의 스토리는 상당히 잘 각색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몇몇 캐릭터들의 성격과 막판 편집미스로 아쉬움이 많이 남은 작품이라 평하고 싶네요.
영화 식객은 원작과 달리 성찬과 봉주의 대결구도가 중심으로 그려집니다. 그 대결 구도를 그려나가는 사이사이에 원작에서의 소스들이 숨어 있습니다. 영화를 자세하게 분석하거나 단호하게 평하기보단.. 그것들을 돌아볼까 합니다.
원작 만화를 단행본 기준으로 다시 돌아봤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이든, 보고 난 후든.. 한번쯤 돌아본다면 재미있을거 같습니다. ^^;
- 허영만 원작 '식객'
▣ 1권 - 영화와 큰 관계는 없지만 식객의 기본 구조를 알기 위해 1권은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1화. 어머니의 쌀 - 성찬의 등장, 식객의 뜻 └ 3화. 가을 전어 맛은 깨가 서말 - 진수와 보광레스토랑 멤버들의 등장(사실 호성의 캐릭터는 원작에선 아파트 이웃. ^^) └ 4화. 36.2.0.60 - 진수와 성찬의 본격적인 만남
▣ 3권 소고기 전쟁 - 3권은 영화 전반에 걸쳐 나오는 가장 중요한 소재를 다룬 부분입니다. 여러가지 소스가 사용되기도 하였고, 이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한권 전체를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11화. 소고기 전쟁_아롱사태 편 - 소를 고르는 장면 └ 12화. 소고기 전쟁_숯불구이 편 - 숯 이야기 └ 13화. 소고기 전쟁_대분할 정형 편 - 소고기 정형 └ 14화. 소고기 전쟁_소매상품 만들기 편 └ 15화. 소고기 전쟁_비육우 편 - 소를 고르는 장면, 운반의 중요성, 비육 판정
▣ 4권 └ 16화. 청국장 - 가게 딸과 남자의 만남. 영화에서는 끝부분에 진수와 성찬의 만남으로 쓰입니다. (영화에서 '진수성찬이네~!' 하시는 분이 허영만 선생님이십니다. ^^;)
▣ 5권 └ 23화. 식사의 고통 - 눈물을 흘리며 밥을 먹는 모습이 나오는데, 역시 영화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임금이 식사하는 장면에서 전 이 장면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 7권 └ 32화. 식객여행 - 역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영화에서 대령숙수가 약을 먹는 장면에서 이 에피소드의 술을 마시는 장면이 오버랩되었을 뿐.
▣ 8권 - 3권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소재들이 등장한 부분입니다. └ 36화. 죽음과 맞바꾸는 맛 - 영화에서 중요한 코드인 복어 이야기가 이곳에 나옵니다. 물론 영화와는 다르지만요. ^^; └ 40화. 1+1+1+1 - 육개장 이야기. 고구마 에피소드와 더불어 영화에서 놀란 부분입니다. 마지막 음식으로 나온 것은 좀 억지가 있어 보이지만, 그 스토리는 잘 녹여 놓은 듯 합니다.
▣ 16권 └ 80화. 두부여행 - 미각여행 음식대결. 방송매체를 통한 성찬과 봉주의 대결구도는 이곳에서 나옵니다.
▣ 17권 └ 82화. 두번째 식객여행 - 죽도록 맞고 나서 먹는 국밥의 맛.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대사 중의 하나인 '배고플 때 먹어라, 꼭 배고플 때 먹을 것!' 이라는 말은 이 에피소드와 그 취재일기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그 대사를 찾기 위해 원작을 뒤졌으나 실패했다는... 털썩..
▣ 18권 └ 86화. 말날 - 장독이 죽 늘어선 풍경은 여기서 나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한 에피소드가 영화에 녹아있는 원작의 주요 소스들입니다. 나머지는 제가 생각하기에 이어지는 코드들. 생각보단 많은 내용을 요소요소에 넣어 두었더군요. 만화 원작을 영화로 살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각색 부분은 생각 이상이었다고 봅니다.
대결구도를 너무 신경쓴 나머지 원작과 달리 획일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린 봉주와, 성찬과의 관계도 그 존재의 의미도 퇴색해버린 진수의 캐릭터가 아쉬웠고. 화려함에 신경쓴 나머지 그 진행을 알 수 없었던 음식 대결신들의 구성과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자꾸만 개그물로 만들어버리는 편집에는 실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개그 요소들도 꽤 재미있었고, 마지막의 라면 마무리는 꽤나 상큼한 기분을 주었기에 나름 괜찮게 본 영화였네요.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도 만들어진다는데, 그쪽에서는 원작을 더 잘 살려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